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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주제와 상징 (자유, 전쟁, 인간성)

by alot-info 2025. 8. 10.

진격의 거인 포스터
진격의 거인 포스터

‘진격의 거인’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재와 방영을 이어가며 전 세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단순한 괴수 액션이 아니라,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강렬하게 담아냈죠. 특히 자유를 향한 갈망, 전쟁의 순환 구조, 인간성의 복합적 본질이라는 세 가지 주제는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장면과 캐릭터를 통해 ‘진격의 거인’이 던진 질문을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자유 — 벽 너머를 향한 끝없는 갈망과 그 대가

‘진격의 거인’의 자유는 단순히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상징합니다. 에렌 예거는 어린 시절부터 거대한 벽 안에서만 살아가는 현실을 거부했고, 바다를 보는 꿈을 품었습니다. 벽은 단순한 방어 시설이 아니라, 두려움과 무지로 인류를 가두는 상징이었습니다. 초반부의 에렌은 자유를 절대적으로 긍정하며, 그 대가가 무엇이든 감수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 후반부에 이르면, 그가 선택한 자유의 방식은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지구의 80%를 쓸어버린다’는 선택은 자유가 타인의 생존권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미카사가 에렌의 목을 베는 장면은, 자유가 절대선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극적으로 전합니다. 이 장면은 “자유란 무엇인가?” “모두의 자유가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남기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줍니다. 결국 자유는 누군가에게 해방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감옥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담고 있습니다.

전쟁 — 복수와 폭력이 만드는 끝없는 순환

전쟁은 ‘진격의 거인’의 모든 사건의 뿌리이자, 인물들의 선택을 왜곡시키는 절대적인 힘입니다. 마레 제국과 엘디아 제국의 오랜 역사 속에서 양측은 서로를 ‘악마’와 ‘인류의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삶과 신념은 전쟁이라는 구조 속에서 도구화됩니다. 예를 들어, 라이너 브라운은 벽 안으로 잠입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내면에서 끝없는 죄책감과 혼란에 시달립니다. 그는 벽 안 사람들을 죽였지만, 그들도 자신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전쟁이 개인의 도덕 판단을 무력화시키는 잔혹함을 보여줍니다. 후반부에 밝혀지는 ‘바다 건너에도 사람들은 존재한다’는 진실은, 전쟁이 무지와 선입견 위에 세워진 구조임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작품은 전쟁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물들이 자신의 한계와 진실을 직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리바이와 한지, 아르민 같은 인물들은 전쟁 속에서도 인간적인 선택을 하며, 그 과정에서 시청자에게 “폭력 속에서도 인간다운 길을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성 —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복합적 본질

‘진격의 거인’은 인간성을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악하다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가진 이중성과 복잡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미카사는 에렌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 목숨을 걸 수 있는 헌신적인 인물이지만, 그 헌신은 때로 주변의 판단을 무시하는 맹목성으로 변합니다. 아르민은 부드럽고 이성적인 성격으로 갈등을 조율하려 하지만, 필요할 때는 냉정하게 사람을 희생시키는 결정을 내립니다. 가장 극명한 예는 에렌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거인에게 복수하겠다는 단순한 분노로 움직였지만, 진실을 알게 된 뒤에는 자신이 ‘세계의 악마’가 되는 길을 택합니다. 이 변화는 인간이 상황과 신념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작품은 또한 ‘거인’이라는 존재 자체를 인간성의 은유로 사용합니다. 거인이 된 사람들은 이성을 잃고 파괴 본능에 지배당하지만, 그 안에도 여전히 인간이 존재합니다. 이는 인간이 가진 폭력성과 선함이 서로 얽혀 있음을 상징합니다. 결국 ‘진격의 거인’이 말하는 인간성은,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관객이 인물들을 쉽게 재단하지 못하게 합니다.

결론

‘진격의 거인’은 자유, 전쟁, 인간성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촘촘하게 엮어, 단순한 판타지 액션을 넘어선 서사를 완성했습니다. 자유는 희망이자 파괴의 씨앗이 되었고, 전쟁은 적대와 이해를 동시에 키웠으며, 인간성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복잡한 실체로 그려졌습니다. 결말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의도된 것이며, 이는 시청자에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이런 점에서 ‘진격의 거인’은 결코 단순히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입니다.